서브비쥬얼

이미지Home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작성일 : 19-07-08 13:19
게시판 view 페이지
동호회활동 환희
글쓴이 : 김경옥 조회 : 17,473
환희

햇빛이 나뭇가지 사이사이로 내려와 툭툭 건드린다. ‘이야기하자는 건가!’ ‘나뭇잎에게 말을 거나!’ 반짝반짝 반기며 초록으로 답하는 풀잎들, 빨강 석류꽃들이 눈부심으로 호기심으로 가득 가득 서로 통하고 있다. ‘6월이여’ 떨어지는 햇빛에 나도 두 팔을 벌려 빙그르르 온 몸을 맡긴다.

모처럼 미국 뉴저지에 있는 아들네 집 뒤뜰을 걷다가 해먹에 누워 한가롭게 흔들거린다. 즐겁고 기쁘다. 맑디맑은 푸른 하늘에 비행기 한 대가 지나가면서 흰 구름 두 줄을 그린다. 옆집과도 뒷집과도 울타리는 없다. 경계선 자리에 키가 큰 나무들이 듬성듬성 엇박자로 서있다.

소리 없이 사슴이 나타났다. 엄마 사슴 뒤로 아기 사슴이 바짝 따라온다. 엄마사슴이 고개를 돌려 아기사슴에게 무어라 말을 한다. 아기사슴은 알았다는 듯 주억거린다.
“아가야, 이렇게 나무들 사이로 다녀야 먹이도 많고 안전하단다.”
모녀 사슴이 뒷집 쪽으로 유유히 사라지자, 토끼 두 마리가 눈부신 잔디밭을 무대삼아 깡충깡충 춤추듯 뛰어다닌다.
뒤질세라 귀여운 다람쥐 두 마리도 ‘여긴 내 자리.’ 나란히 나란히 햇빛을 향하여 앞발을 비비적거리며 인사한다.

부드럽고 따사로운 뉴저지 6월 햇빛이여, 모두들 그대를 좋아하네요. 나 또한 무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