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삶에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사람은 능력에 따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때 가장 빛난다.”라고 했다.


영·정조 때 전북 익산 출신, 권삼득은 소리에 심취하여, 다른 일은 돌보지 않고 집안에 있을 때나 밖에 나갔을 때나, 오로지 소리하는 일에만 빠져 살았다.

집안 어른들이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자, 쌍것들이나 하는 소리꾼으로 가문을 더럽힐 놈이라 하여, 멍석말이해서 죽이기로 작정하고 두들겨 팼다. 그런데 죽지 않고 살아났다. 다시 그만둘 수 없느냐고 다그쳤지만 끝끝내 말을 듣지 않고, 소리를 안 하고는 살 수 없다고 했다. 또다시 멍석말이를 결행하기로 하고, 마지막 소원이나 있으면 말하라 했다.

“마지막으로 소리나 한 번 시원하게 하고 죽겠습니다.”

구경꾼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그는 한바탕 슬픈 소리를 했다. 얼마나 곡진했던지 좌중이 모두 울었다. 결국 집안에서는 족보에서 이름을 빼기로 하고, 나가서 마음껏 소리하도록 허락하여 살려주었다.

권삼득은 훌륭한 명창이 되었다.


죽음을 무릅쓰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끝끝내 해낸 사람은 행복한 삶을 산 사람이 된다. 행복은 스스로 느끼는 것이지 누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