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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2-2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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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활동 우암수필동아리 <양철지붕>
글쓴이 : 해당화 조회 : 16,869
양철지붕 - 서순옥

우리 집은 양철지붕이었습니다. 잠충이가 새벽에 잠을 깼습니다. 잠결에 똑똑똑 노크소리를 들었습니다. 비가 온다고 양철지붕이 알려 주었습니다. 소낙비가 내리는 날은 양철지붕이 우르르 쾅쾅 울어서 이불속으로 머리를 쳐박고 꿈적도 못하고 그치기를 기다렸습니다. 어느 날은 가랑비가 내렸습니다. 비를 맞고 집에 왔습니다. 엄마가 없었습니다. 양철지붕에서 처량하게 떨어지는 빗방울을 세면서 엄마를 기다렸습니다.

오랫동안 잊고 살았습니다. 양철지붕은 계절이 오고 가는 발길을 기억합니다. 세월을 조금씩 갉아먹고 삭아서 이제 볼 수 없습니다. 그 자리에 거대한 아파트가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비가와도 빗소리 들리지 않는 시멘트 동굴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산 없이 나갔다 비를 보고 다시 들어옵니다. 보이지 않아도 말해주는 양철지붕이 그립습니다. 소통이 사라진 한 폭의 풍경화입니다.



<5줄 이야기쓰기> + <비유 찾기> -> 짧은 수필작품 만들기

양철지붕은 소통이다
비가 오면 우르르 쾅쾅 알려주니까.